지난 19일 공주 국립대에서 ‘한국언론학회 2024 가을철 학술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경모 연세대 교수, 윤석민 서울대 교수, 배진아 공주국립대 교수 등
미디어 전문가들이 ‘언론학 100년, 저널리즘과 미디어 규범의 재성찰’를 대주제로
언론, 미디어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박성순 배재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미디어 관리 기관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는 오늘날 같은 형태로는 “일관성 있는 정책 지향점 구성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중복된 영역이 존재하는 여러 기관의 의견 차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없어
미디어 관련 법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미디어 관련 기관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1. 방송통신위원회
먼저 소개할 곳은 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방통위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2008년에 처음 설립되었습니다.
방통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방통위의 설립 목적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방송통신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 제고와
방송통신 분야 이용자 편익 증진, 방송·통신의 균형발전과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라고 합니다.
즉 방송을 제작하는 방송사와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의 편의와 공익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방송 정책 수립, 금지 행위 위반 시 조사와 제재,
불법유해정보 유통 방지, 방송통신 이용자 보호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방송 관련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10월 7일에 있던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AI 이용자 보호법, 딥페이크 범죄 예방 대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불법유해정보 유통방지, 방송통신 이용자 보호 업무의 범위가
방송 외의 미디어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2.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입니다.
방통위와 이름이 비슷해서 산하기관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방심위와 방통위는 서로 독립적인 기관입니다.
방통위는 대통력 직속 기관인 반면
방심위는 스스로 민간 독립기구라고 설명합니다.
방심위의 설립 목적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만 방통위와 하는 일이 같은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방통위는 방송 영역에서 방송 사업자 허가, 매체 겸영이나 소유에 대한 제한, 편성 등에 대한 업무를 하고
방심위는 프로그램의 내용 중 문제되는 부분이 없는지를 주로 본다고 합니다.
즉 방심위의 특징은 민간 독립기구, 프로그램의 내용 평가 업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음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두 기관 모두 대한민국 행정조직인 19부 20청에 들어가 있는 조직으로
대통령이 각 부의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름에 나와 있는 것처럼
"문화·예술·영상·광고·출판·간행물·체육·관광, 국정에 대한 홍보 및 정부발표"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전반뿐만 아니라 예술과 체육, 관광, 국가 홍보 같은 일도 하고 있네요.
이렇게 보면 방통위와 문체부는 영상, 미디어 영역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는 일은 조금 다릅니다.
방통위가 하는 일은 위법 행위를 제재하는 등의 규제입니다.
반면 문체부는 문화, 콘텐츠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주로 미디어 기술 개발과 통신 인프라 구축 등
기술 개발과 관련된 업무를 합니다.
즉 방통위가 규제하고 문체부가 지원하는 미디어 산업은
과기정통부가 개발한 미디어 자원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공정거래위원회
마지막으로 소개할 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입니다.
미디어 관련 기관에 이곳을 포함한 걸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름만 보면 미디어랑 관련 없을 것처럼 보이니까요.
공정위 홈페이지에서는 공정위를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의 구현과 소비자 권익 제고를 주 임무로 하는 합의제 행정기관"
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디어 이용자들은
유튜브나 네이버,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 휴대폰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시청하고 상품을 구매합니다.
즉, 기술 발전에 의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또한 공정위의 소관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공정위는
네이버, 카카오, 애플 등 거대 플랫폼의 4대 반경제 행위(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으로 미디어 관련 기관에 대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여기서 소개된 것보다 더 많은 미디어 관련 기관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비교적 크고 대표적인 기관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